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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11

비와 JAZZ와 막걸리 비오는 날이면 JAZZ를 듣는다.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스피커 볼륨을 넉넉하게 키워 놓고 온 몸으로 JAZZ를 느낀다. 비오는 날이면 막걸리가 생각이 난다. 김치전이나 파전에 막거리 한 잔이 생각난다. 것도 준비가 안되면 그냥 김치 하나 꺼내 놓고 마신다. 비오는 날이면 그렇게 막걸리를 마시며 JAZZ를 들어도 어색하질 않다. 나이를 먹을 수록 편한게 좋아진다. PROGRASSIVE의 난해함 보다도, CLASSIC의 잘 짜여진 틀 보다도, HEVEY METAL의 소란스러움 보다도, JAZZ의 적당한 풀어짐이 더 좋아진다. 양주의 독함 보다도, 와인의 까다로움 보다도, 소주의 까칠함 보다도, 수더분한 막걸리 한 잔이 더 좋아진다. 그래서 난 촌놈인가 보다. 비오는 날 JAZZ를 들으며 막걸리를 마시는.. 2022. 11. 24.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李外秀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선잠결에 스쳐가는 실낱같은 그리움도 어느새 등널쿨처럼 내 몸을 휘감아서 몸살이 되더라 몸살이 되더라 떠나 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세상은 왜 그리 텅 비어 있었을까 날마다 하늘 가득 황사바람 목메이는 울음소리로 불어나고 나는 휴지처럼 부질없이 거리를 떠돌았어 사무치는 외로움도 칼날이었어 밤이면 일기장에 푸른 잉크로 살아온 날의 숫자만큼 사랑 이라는 단어를 채워넣고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2022. 11. 24.
모춘일기(暮春日記) - 李外秀 사나흘 범람하는 황사바람 봄날은 저물어 이승길도 깊어라 아무리 하찮은 풀꽃이라도 그리움 한 모금은 간직되어 있나니 한나절 독약 같은 사랑으로 각혈하면서 복사꽃 속절없이 지는구나 초저녁 산자락에 고여드는 어스름 거기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으로 눈시울 적시며 돋아나는 불빛이여 못다한 말들은 못다한 말들끼리 소리죽여 흐르는 강물 가득히 물비늘로 뒤척이다 스러지는데 보아라 수양버들 머리풀고 바다로 간다 전생에도 연두빛 물오르는 그리움 몸살나는 이름으로 흔들리면서 2022. 11. 24.
9월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가을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 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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